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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 단편 애니메이션 영화

by 나나숑 2023. 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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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 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


  • 개봉 - 2020년 11월
  • 장르 - 애니메이션
  • 국가 - 미국
  • 러닝타임 - 13분
  • 감독 - 윌 맥코맥, 마이클 코비에
  • 수상내역- 2021년 93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단편애니메이션상)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랑해요


평범했던 어느 날, 아이의 학교에서 누군가 총을 쏘았다.

아이가 희생되고 남겨진 부모의 하루하루에 공허한 시간들은 끝없이 길기만 하다. 슬픔 속에서 서로를 등지고 가는 발걸음 끝에 서로를 다시 마주하고 웃을 수 있을까?

 

새소리가 지저귀는 어느 작은 도시에 집에서 식탁에 앉아 부부가 찢어지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식사를 하고 있다.

두 사람은 긴 테이블의 양쪽 끝에 앉아 서로를 쳐다보지도 않고 식사를 하는 듯 마는 듯 하지만 속으론 서로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아대며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남편은 밖으로 나가 파란색으로 칠해져 있는 구멍을 바라보다 지나쳐 버리고, 아내는 2층에 조금 열린 방문틈새를 바라보다가 이내 닫아버린다. 집 앞 작은 텃밭에 피고 있는 꽃을 보며 잠시 미소가 띌뻔하지만 곧 바람이 불어 꽃은 져버리고, 그렇게 서로를 외면하고 지나쳐 버린다.

다 된 세탁물을 꺼내러 간 엄마는 옷 들사이에 있는 아이의 옷을 보고 참았던 마음이 다시 한번 무너져 내리면서 울고, 흐느끼는 엄마의 몸에 공이 떨어져 아이의 방으로 굴러들어가 한 동안 멈춰있던 LP플레이어를 건드려 노래가 흘러나온다.

 

그렇게 아이의 옷을 한참 동안 바라보며 아이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두 사람. 

그림자처럼 그들 옆에 항상 있던 아이가 나타나 두 사람의 냉랭했던 공기를 중재하고 가족여행의 추억 속으로 들어가게 한다. 황홀한 일몰을 배경으로 아이가 태어나 함께 지내며 기쁘고 행복했던 추억들을 만끽한다.

태어나고 점점 자라며 파스타에 있는 미트볼도 먹고 아빠와 축구를 하며 집에 벽을 부쉈던 일이 떠오르고, 아이는 벽에 파란색으로 색을 칠하게 된다. 파란색 벽은 풍선이 되어 떠오르고 그 아이는 10살이 된다.

10살이 되던 생일 남자친구와도 뽀뽀도 하며 어린이가 된다.

 

그런데 학교로 등교하던 어느 날, 두 사람은 필사적으로 아이의 등교를 막는다. 계속 막아보지만 아이는 결국 학교로 가게 된다. 일어날 일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학교 종소리가 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몇 번의 총소리가 나고 아이들의 비명 소리와 함께 유난히도 큰 사이렌 소리가 세상 속에 울려 퍼진다.

이때 아이의 문자가 도착한다. " 혹시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사랑해요 (If Anything Happens.. I Love You).."

아이에게 온 문자는 슬픈 비가 되어 내리고 엄마 아빠의 마음을 온통 슬픔으로 적셔 버린다.

그림자가 된 아이는 혼신의 힘을 다해 엄마 아빠의 슬픔을 달래 보려 하지만 실패하고, 두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지도 않고 서로를 원망하며 살게 된다.

 

하지만 아이는 있는 힘을 다해 절망 끝에 서있는 두 사람을 서로 바라보게 하는 데 성공한다. 

힘들 때 일 수록 서로의 위안이 되어줬어야 한 두 사람은 그제야 서로를 바라보며 마음을 다독여 준다. 

큰 태양이 되어 웃는 얼굴로 부모를 바라보고 있는 아이의 마음이 전해지며 두 사람은 그런 아이를 그리며 영화는 끝이 난다.

 


13분 정도 되는 짧은 애니메이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부모가 느끼는 상실감과 아이의 간절함을 표현하고 있어 마음이 아려오는 영화다. 어느 날 갑자기 함께 했던 소중한 사람이 떠나간다면?

생각만 해도 정말 아찔하고 공허하고 비통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상실한 마음도 우리는 충분히 추스르고 충분한 애도 시간을 통해 제대로 된 이별에 대한 방법을 배워야 한다. 내 마음의 상처를 외면하고 꽁꽁 싸매고 있을라고만 하지 말고 천천히 바라보며 보듬어 주어야 한다. 

시간이 지나고 누군가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려도 아프고 속상한 추억보다 행복한 추억들이 더 많이 생각 날 수 있도록 말이다. 비록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할 수 있게 노력해야 하지 않을까?

 

짦은 단편 애니메이션이지만 항상 곁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또 한 번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영화다.

어느 사람도 대화도 나오지 않는 영화지만 그림으로도 충분히 그 마음과 장면이 표현되는 애니메이션.

 

갑작스러운 이별로 조금이나마 슬픔을 드러내고 달래고 싶다면 조심스럽게 짧은 애니메이션 영화를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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